공실은 느는데 왜 강남 빌딩 값은 안내릴까? 공실률·금리·LTV 착시 등 실거래 흐름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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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매물 진짜 많이 보이는데… 왜?”
사실 저는 2020년부터 부동산 매물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보는 게 취미였습니다.
그때 기억과 비교해 보면, 현재는 매물량이 체감상 4~5배는 늘어난 상태입니다.
문제는,
공실은 분명히 늘어나고 있는데
건물 가격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강남에서 벌어지는 이상 현상
- 공실 증가: 특히 가로수길은 2025년 기준 공실률 40%를 넘겼습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공실 과잉 지역입니다.
- 금리 고착화: 기준금리가 2.5%, 대출금리는 4~5%로 올라, 자금 조달 부담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 그런데도 호가 상승 중: 강남 내 주요 상권은 평당 1억이 이미 넘어섰습니다. 골목 안쪽 건물조차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쯤 되면 의문이 들 수밖에 없죠.
“공실 늘고 금리도 올랐는데... 왜 가격은 안 떨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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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들이 ‘가격을 안 내리는’ 구조적 이유
첫째, 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강남 빌딩 소유주들은 대부분 대출 부담이 적은 LTV 40% 이하의 안정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즉, 이자가 올라도 급하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보유 목적 자체가 다르다
상속·증여, 혹은 자사 사옥용 보유가 많습니다.
임대 수익보다 장기 자산 보존용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단기 수익률이 낮아도 굳이 손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셋째, 실거래가가 적어 가격이 ‘버티는 것처럼 보인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강남 중대형 빌딩 실거래는 오히려 3~4% 하락했지만,
호가 기준으로는 오히려 1~2% 상승한 상태입니다.
즉, 거래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매물만 남아 있어, “가격이 안 떨어진다”는 착시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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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5%인데, 누가 강남 빌딩을 살까?
2020년엔 금리가 2% 수준이라 100억짜리 건물을 70억 대출로 사면, 월 이자 부담이 1천만 원 남짓이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가 5%에 육박하고, 같은 입지 건물이 150억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이걸 전부 자기자본으로 사기도 어렵고, 70억 이상 대출 받으면 매달 이자만 2,900만 원 가까이 됩니다.
그럼 누가 사죠?
- 통임대해서 쓸 사람 (자사 사옥 수요)
- 현금 많은 기관/패밀리오피스 (레버리지 없는 장기 보유자)
- 건물 리디벨롭 전문 투자자 (용도 변경으로 수익률 30% 이상 올릴 수 있을 때만 매입)
다시 말해, 레버리지 기반 투자자(대출 끼고 사는 사람)는 이미 시장에서 퇴장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현금 유동성’이 넘치는 진짜 큰손들만의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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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버티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밑바닥에선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2025~26년, 부동산 대출 ‘만기 폭탄’ 도래
글로벌 기준으로 1조 달러(1,300조 원)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만기입니다.
국내도 PF 대출 만기 물량이 몰리면서, 리파이낸싱 못 하면 유동화 또는 매각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공실에 따른 보유세 압박
상가 공실이 계속되면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은 커집니다.
정부도 공실률 반영한 세제 개편을 논의 중이지만, 지금은 공시지가 그대로 과세되기 때문에 수익은 없고 세금은 그대로인 상황이 됩니다.
소비 트렌드 변화는 장기적
MZ세대 중심의 온라인 소비 전환과 1인 창업 비중 확대로 오프라인 상권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수요 구조 자체의 변동이라는 점에서 이건 더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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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전략은?
정부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용도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예를 들어 공실 많은 상가를 주거형 오피스텔, 의료·문화 공간 등으로 전환하는 시범 정책들이 진행되고 있죠.
하지만 이건 ‘시간이 걸리는 행정’입니다.
당장 매물을 정리하려는 입장에서는 제도적 승인과 수요 확보까지의 간극이 매우 큽니다.
강남 빌딩 매물은 넘치고 공실도 늘었는데, 가격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 건물주들이 급할 이유가 없는 구조
- 실거래가 아니라 호가 중심의 시장
- 소수 자산가만 살아남은 제한된 거래층
- 그러나 금리·세제·수요 트렌드는 매수자에겐 분명 역풍
“이 가격에 누가 사?” 라는 질문이 들렸다면,
지금이야말로 “가격이 아니라 현금흐름이 먼저 확인되는 자산만 보는 시기” 라는 뜻입니다.